우리나라 전 국민이 성을 갖게 된 것은 갑오경장(1894년) 이후부터로 알려졌다.    120년 전인 1908년 처음으로 호적법(호적법(戶籍法)이 시행되었을 때만 해도 우리 한국사람은 성(姓)을 가진 사람보다 성을 갖지 않은 사람이 1·3배나 많았다고 한다.이처럼 갑오경장 전 인구의 30%에 불과했던 성씨 보유자가 신분제가 폐지되고, 1909년 민적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흔한 성씨로 숨어든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천민의 후손들이 자신의 신분을 ‘카무플라주(camouflage, 흔히 ’캄프라치‘라고도 하는데, 위장하거나 감추기 위한 것)라는 일설이 있다.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의미에서 ‘천방지축’(天方地軸, 하늘 방향과 땅의 축이 어디인지 모른다)에 착안해 ‘입지 보전책’으로 퍼트린 낭설로 인해 지금까지 피해보는 희성씨가 많다.당시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김(金)—이(李)—박(朴)…하는 한문성 외에도 우리나라 고유의 한글성도 적지 않았다.    앞서 성씨의 유래(1) 편에서도 언급했듯이 ‘토성분정(土姓分定)’ 정책을 실시한 고려태조 왕건은 전국 각 지역 유력한 호족에게 본관과 성을 하사함으로써 각 지역 지배권을 인정해 줬다. 반대편에서 싸웠어도 성씨하사이에 반드시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반대편에서 싸웠지만 해당 지역에서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던 호족에게도 성을 하사했다.    다만 이런 반대편 호족에게는 ‘우’ 씨, ‘마’ 씨처럼 소와 말과 같은 동물을 연상시키는 성을 하사했다.이런 한글성씨를 ‘뚱이성(東夷姓)’이라했는데 호적법이 정리된 후에도 이 뚱이성은 희성(稀姓)으로 많이 남아 있었다.    이를테면 왁씨라는 희성이 있었다. 왁!은 놀랄 때 지르는 소리다. 이 왁씨의 선조가 항상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왁시성이 생긴 것이다.먀(セ)씨도 뚱이성이다. 이괄(李适)의 난(乱)때 한 병졸이 허겁지겁 피난해 온 인조(仁祖)를 등에 업고 공주성에 안치시킨 영광을 얻었던 것 같다.    성이 없는 이 병졸에게 사람을 업은 상형문자(象形文字)를 만들어 사성(賜姓)하였으며 이 영광의 후손들이 먀씨가 된 것이다. 하지만 국내 현존하는 먀씨 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20년 전에 호적을 만들 때 호적관리들이 멋대로 만들어준데 따라 희성이 된 사례도 적지 않다. 관리가 성이 없는 한 서민에게 왜 성이 없느냐고 묻자,     “어머니가 밭에서 일하다가 겁탈을 당했는데 봉변을 당한 어머니가 정신을 차려보니 간부는 간데없고 하늘에 새 한마리가 꿕!꿕!하며 울고 지나갔을 뿐”이라 했다.    이 말을 듣고 호적관리는 궉씨란 성을 만들어 줬다는 웃지 못할 일화가 전해진다.관리들의 무식이 탄생시킨 희성 사례우리의 고유한 뚱이성은 그래도 체취가 스민 인간적이고 애교가 있으며 내력이 있는 성이었던 셈이다. 희성은 호적을 만들 때 관리들의 무식으로 탄생되기도 했다.희성 가운데 모(慕)씨는 함평모(牟)씨의 오기(誤記)이고, 번(藩)씨는 밀양반(潘)씨의 잘못이며, 규(葵)씨는 채(蔡)씨의, 영(泳)씨는 빙(氷)씨의 오기(誤記)로 희성이 탄생되었던 것이 현실이다.그런데 희귀 성씨에는 잘못된 통설도 적지 않다. 흔히 ‘천방지축마골피’를 천계(賤系)의 대표인 것처럼 말하지만 근거가 없다.    먼저 ‘축씨’와 ‘골씨’는 1985년 조사 때의 275개 성씨 중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천씨는 ‘하늘 천(天)’자와 ‘일천 천(千)’자를 쓰는 두 경우가 있다. ‘천방지축마골피’는 천계(賤系)아냐천(天)씨는 조사에 따르면 밀양 등 5개 본관에 1351명이 있는데, 조선 정조 때 천명익이 진사시에 합격한 것으로 봐서 천계는 아니다.    영양 천씨(潁陽 千氏)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구원군으로 온 귀화 성씨로서 중시조 천만리가 자헌대부와 화산군에 책봉 받았으니 이 또한 천계가 아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특정 성씨를 비하하는 `천방지축마골피`라는 용어가 다시금 회자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역사학계와 성씨 전문가들은 해당 성씨들이 천민의 성이었다는 주장은 "어떠한 역사적 문헌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천(天)은 무당, 방(方)은 목수, 지(地)는 지관, 축(丑)은 소를 잡는 백정, 마(馬)는 말을 다루는 백정, 골(骨)은 뼈를 다루는 백정, 피(皮)는 짐승의 피를 다루는 백정이라는 내용의 속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속설은 역사서나 문헌에 기록이 없어 유래를 알 수 없으며, 조선왕조실록에도 해당 성을 가진 백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일부 일제하에서 한국인의 성씨별로 단결하는 것을 방해하면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각 성씨별로 족보를 편찬함에    반드시 총독부 경무국 사찰과에 동 편찬된 족보를 납본해야만이 보급토록 하는등 식민지 통치 차원에서 지어낸 말들이다.    즉 일본인들은 한국민 동향을 정찰할 목적으로 족보를 납본 받아 보관하였는데, 이것이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족보실의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우후죽순 족보편찬과 일제의 간계일제하에서 일반 국민들이 접근 불가능하였던 조선왕조실록 등 고문서를 접할 수 없었던 선대(先代) 분들의 행적이    일부 알려지게 되자 각 성씨들의 족보 발간이 일대 유행처럼 번져 우후죽순처럼 족보를 편찬하게 되었다.    이때 일제 고등경찰이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주민들에게 그럴싸하게 지어낸 이야기를 퍼뜨리자,    유식을 가장한 일부 몰지각한 식자층에서 인용한 말이 바로 `천방치축마골피` 등의 낭설이다.    이를 볼 때, 일본인들의 한민족 이간책으로 지어낸 말임을 거듭 되새기면서 민족의 단결을 해치려는 계산된 술책에서 내놓은 말임을 알수 있다.역사학자 이덕일 박사는 "천방지축마골피는 천계가 아니다.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천(千)씨, 방(房)씨, 방(方)씨, 지(池)씨 등은 중국에서 귀화한 성씨이며, 천계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러한 통설은 호사가들이 악의적으로 만든 내용이 아무런 검증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용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경우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영ㅣ박상배 기자
최종편집: 2026-04-20 20: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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