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밤이 우리에게 선물해 준 소중한 시간이다. 다시 말해 밤은 아침을 낳는 어머니와 같다. 밤은 잠을 통해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는 쉼과 성찰의 시간이다.만약 사무실을 청소하는 관리인이 밤새 일을 하지 않았다면 아침의 풍경은 어떨까. 교체되지 않은 전구는 깜빡이고, 책상 위에는 먼지가 쌓이며, 쓰레기통은 넘쳐날 것이다.우리의 뇌를 사무실에 비유한다면 수면은 바로 그 청소부의 역할을 한다. 밤 사이 뇌가 충분히 ‘리셋’되지 않으면 상쾌한 아침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요한 일에서 실수가 잦아지는 이유 역시 수면 부족과 깊이 연결돼 있다.한국인은 잠이 부족하다필립스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일 평균 수면 시간은 6.7시간에 불과하다. 2016년 OECD 통계에서도 한국인은 평균 7시간 51분을 자 회원국 평균(8시간 22분)보다 31분이나 적어 최하위를 기록했다.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잠은 낭비가 아니라 투자다.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기 위해 사람들은 가장 먼저 잠을 줄인다. 마거릿 대처, 로널드 레이건, 윈스턴 처칠처럼 하루 4~5시간만 자고도 많은 일을 했다는 사례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낮잠을 활용한 시간 관리의 달인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말년에 치매를 겪었다는 공통점 역시 단순한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잠을 빼앗는 ‘관심경제’찰스 스펜스의 『일상감각 연구소』에 따르면 불면증은 만성 통증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정신 질환이며 유병률은 33%에 달한다.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자는 사람의 비율은 1942년에는 8%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17년에는 두 명 중 한 명 수준으로 증가했다.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자사의 가장 큰 경쟁자를 ‘인간의 수면 시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의 수익 구조는 사람들의 ‘관심’을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두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추천 영상과 자동 재생 기능으로 가득한 온라인 환경은 우리를 점점 더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게 만든다.    이로 인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현상이 일상화되자, 일부 의학자들은 이를 현대 사회가 낳은 ‘수면 박탈(sleep deprivation)’이라는 질병에 비유하기도 한다. 잘 자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하버드대 드라가나 로굴자 교수 연구팀은 초파리를 이용해 숙면의 원리를 실험했다. 깊은 잠의 특징은 쉽게 깨지 않는다는 점이다.연구팀이 서로 다른 식단을 제공한 결과, 당분이나 지방이 많은 식사를 한 초파리보다 단백질이 많은 식사를 한 초파리가 훨씬 깨우기 어려웠다.    이 실험은 생쥐를 대상으로도 반복되었는데, 고단백 식단을 섭취한 생쥐는 전체 수면 시간은 비슷했지만 중간에 깨는 횟수가 적어 수면의 질이 더 높았다.자기 전 고당·고지방 음식이 숙면에 좋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잠이 보약인 이유‘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수면 중에는 뇌와 신체의 여러 장기가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회복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고, 감정은 안정되며, 깨어 있을 때 보고 들은 정보는 장기 기억으로 정리된다.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은 일반적으로 7~8시간이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고 낮 동안 졸리지 않는다면 그 시간이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이다.    반대로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하다면 수면의 ‘질’을 점검해야 한다.잠의 질을 높이는 방법숙면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규칙적인 생활 패턴 유지 ▲ 낮잠은 10~15분 이내로 제한 ▲ 카페인 섭취 줄이기   ▲ 취침 3시간 전 음식과 흡연 피하기 ▲ 빛이 차단된 어두운 수면 환경 조성 ▲ 일정한 기상 시간 유지잠을 줄여 얻는 시간은 짧지만, 잠을 잃고 치르는 대가는 길다. 내일의 아침을 위해 오늘 밤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최종편집: 2026-04-20 20: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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