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여전히 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일부 지도자들의 선택은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정치는 기득권에 복무한 채 국민과의 거리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따뜻함을 놓지 않으려 한다. 작용과 반작용이 순환하듯, 결국 삶은 균형을 향해 나아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름대로 충만한 하루를 살아가려 한다.요즘 들어 자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죽는 날까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이 질문에 답하려면 세월의 흐름에 따른 신체 변화와 건강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길어진 수명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의 문제다. 균형 잡힌 식생활, 규칙적인 운동, 잘 먹고 잘 걷는 습관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정신의학과 켈리 하딩교수는 『다정함의 과학』에서 친절과 신뢰, 공감 속에 건강과 행복의 비밀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다정하다’는 것은 단순히 착하다는 뜻이 아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며, 삶을 대하는 태도에 온기가 있다는 의미다.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는 공감의 출발점으로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을 제시한다. 이성은 타인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도구이고, 감정은 나 자신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이성은 브레이크, 감성은 엑셀이다. 감성이 메마르면 이성 또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성은 감각과의 조화 속에서 비로소 사려 깊어진다.인간은 서로 연결된 존재다. ‘이성의 동물’이라 불리지만, 하루 중 이성만으로 살아가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대부분은 기분과 감정, 그리고 습관에 이끌려 하루를 보낸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너무 적게 느낀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느끼는 감각은 점점 둔해진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감각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결과의 답뿐 아니라 과정의 결을 느끼며 살아갈 때 공감 능력은 자란다. 공감이란 타인의 감정 위에 조심스럽게 내 감정을 포개는 일이다.이제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세 번째 기둥,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을 이야기해 보자. 4M 건강법에서 말하는 이 영역은 질병이 발생한 이후의 치료가 아니라, 질병 이전의 삶의 방식에 관한 문제다. 즉, 우리가 무엇을 먹고 마시며 어떤 생활을 하는지가 핵심이다.현대인은 풍요 속에 살지만 건강하지 않다. 그 이유는 음식, 그리고 음식이 지닌 파장에 있다. 대량생산을 위해 인위적으로 가공된 음식은 필요한 영양은 부족하고, 몸이 요구하는 균형을 채워주지 못한다. 우리 몸은 60~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 세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다섯 가지 기본 영양소다. 부족하면 건강기능식품으로 보완하지만, 그럼에도 건강이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식탁 위 음식의 질에 있다. 나는 오늘날 우리의 밥상 상당 부분이 GMO 식품과 왜곡된 식생활로 채워져 있다고 본다. 그래서 오늘은 탄수화물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는 탄수화물을 완전히 배제하고 살 수 없다. 탄수화물은 가장 구하기 쉬운 연료이자, 근육을 합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흡수 속도다.정제곡물과 단순당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만, 통곡물을 갈지 않고 섬유질과 함께 섭취하면 혈당 곡선은 훨씬 완만해진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자연에 가까운 식습관을 회복할 때, 가속 노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정희원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결합한 MIND 식단을 제안한다. 녹색 채소와 각종 채소, 견과류, 베리류, 올리브오일, 통곡물, 콩류, 생선과 가금류 섭취를 강조하고, 당분과 정제곡물, 패스트푸드, 붉은 고기와 버터·마가린·치즈는 절제하라고 조언한다. 여기에 규칙적인 운동, 마음 챙김, 충분한 수면이 더해질 때 건강한 노년은 현실이 된다.기대여명을 좌우하는 다섯 가지 생활습관 요인은 분명하다. 주 5회 이상의 중·고강도 운동, 양질의 식사, 정상 체중 유지, 절제된 음주, 그리고 금연이다.이 가운데 흡연은 수명을 가장 빠르게 단축시키는 요인이다. 활성산소는 혈관을 손상시키고, 발암물질은 유전자 불안정성을 키워 노화를 앞당긴다. 시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15~49세 조기사망과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알코올이다. 수렵채집 시대의 생존 기제로 진화한 뇌가, 농경과 산업사회에서는 중독과 질병을 낳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결국 노화를 늦추는 길은 거창하지 않다. 다정함을 회복하고, 감각을 되살리며, 식탁 위의 선택을 바꾸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건강하게 나이 드는 가장 확실한 투자이자,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최종편집: 2026-04-21 01: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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