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국외자의 눈이 날카로울 때가 있다. 독일계 한국인 이한우(李韓佑)씨가 오래전 기고한 한 칼럼 내용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씨는 ‘한국인의 참게근성’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의 속성을 ‘항아리 속의 참게’에 비유했다.털이 많아 ‘털게’라고도 하는 이 민물 참게라는 놈은 발톱이 날카로워 깊은 항아리나 유약까지 발라진 매끈한 독 속에 넣어도 제 발로 기어 나온다.    그러나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항아리 속에 넣으면 한 마리도 나올 수 없이 스스로 몰살을 자초한다. 한 마리가 기어오르기 시작하면 다른 게들이 뒷다리를 잡고 서로 엉겨붙어 굴러떨어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란다.남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이 씨의 눈에 비친 한국인을 이런 못된 참게 근성에 빗대다니 불쾌하기가 이를 데 없지만 어찌하랴.    적어도 내 마음속엔 이한우씨가 지적한 항아리 속 참게 근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솔직히 시인하고 부끄러워한다.    한 사람이 튀기 시작하면 금방 밑에서 끌어내리는 악습이 우리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 요인이라는 그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그런 이 씨도 몇 년 뒤 이명박 정부에서 관광공사 사장에 깜짝 발탁됐으나 그 역시, 다른 참게들의 뒷다리에 걸려 넘어져 홍역을 치렀다.    그래도 40여년 전, 6개월만 체류할 요량으로 내한(來韓)했다가 “한국에 반해 눌러 앉았다”는 그의 한국 사랑은 남달랐다. 외국인들의 구미가 당겨질 만한 한국 문화의 매력 포인트를 잡아내고, 그걸 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포장해 전달하는 기관의 장으로 비교적 관점에서도 꽤 쓸 만한 적임자가 아니었을까.    더구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일색이란 비판 인사를 뛰어넘는 참신성과 신선감에도 불구하고 ’뒷다리 문화의 허들‘에 걸려 넘어지고만 것이다. 그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더욱 굳어졌음은 뻔한 일이다. 앞서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이 ’한국은 시기(猜忌)사회‘라는 유사한 지적을 한 바도 있다. ‘사촌이 밭 사면 배아픈’ 한국인들의 유별난 평등의식이 계파와 파벌에 더 집착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를 연출한다.    속담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시기심은 도달할 수 없거나 이루기 어려운 것에 대한 절망에서 비롯돼, 내가 갖지 못하는 것을 남도 갖지 못하게 하려는 못된 마음이다.    이런 시샘은 타인의 행복이나 성공을 인정하지 못할 때 생긴다. 타인의 뛰어난 성취가 나의 실패를 더 도드라지게 만들어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고 느끼는 것이다.이때 나오는 거짓된 말과 행동은 자신의 좌절감에서 시작돼 남의 행복에 흠집을 내고 방해하려는 심리에 기인한다.    ‘나는 가질 수 없으니 너도 갖지 마라’는 심보는 단순히 질투를 넘어 남을 나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려는 뒤틀린 심술이다. 남의 행복에 불편함을 느껴서 방해하고 깎아내리고 싶어하는 욕망이다.시기심은 인간이 평등하다는 전제에서 생겨난다. 자신과 비슷하거나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행복에 대해 느끼는 특정한 방식의 고통이 바로 시기심이다.    타인의 좋은 것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비교 심리는 인간이 평등하다는 막연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누가 가장 시기심을 많이 느낄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시기심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예 관심도 없겠지만 친구나 친척, 심지어 가족 사이에서도 상대의 성공이나 행복에 속상해하는 일이 생겨날 수 있다.때마침 지난 11월 21일 상촌공파종중 정기총회와 시제가 평온한 가운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간혹 오갈 수 있는 의견 차나 불협화 조차도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종친 상호간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로지 문중의 화합과 종친의 발전, 자라나는 후손의 번창과 영광을 기약하며 일로매진하는 자세가 현세를 살아가는 종중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다.
최종편집: 2026-04-20 22: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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