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공주대학교 행정학박사 연구교수 / 상촌신보 논설위원 겸 편집위원    【김창환 교수_기고】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의 길, 선현에게 묻다   조선 중기의 대유학자 퇴계 이황 선생을 찾아 먼 길 도산서당을 방문한 이는 다름 아닌 영의정까지 지낸 쌍취헌 권철 대감이었다. 학문에 뜻을 둔 두 사람의 만남은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진정한 가르침은 저녁 식탁 위에서 펼쳐졌다.퇴계가 정성껏 대접한 소박한 상차림—보리밥, 콩나물국, 가지나물, 그리고 귀한 북어 한 접시—은 권철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음식이었다. 평소 진수성찬에 익숙했던 그가 이를 제대로 들지 못하자, 퇴계는 다음 날에도 같은 음식을 올렸다. 그리고 이 식탁을 통해 조용하지만 깊은 직언을 남겼다.“이 음식이 백성들에겐 오히려 성찬입니다.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누는 정치가 어찌 백성과 전혀 다른 삶에서 가능하겠습니까?”영의정 권철은 고개를 숙이며 “선생이 아니고서는 들을 수 없는 말씀”이라 답했고, 귀경 후엔 검소한 삶을 실천하며 퇴계의 말을 가족들에게도 전했다 한다.오늘날 우리는 과연 그런 ‘직언하는 선비’와 ‘직언을 듣는 정치가’를 얼마나 목격하고 있는가. 정치는 백성과 동행해야 한다는 퇴계의 지론은, 오늘날의 시류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국민의 삶과 괴리된 정치, 진영의 이익에 매몰된 언동 속에 여민동락은 실종되고, 치국평천하의 이상은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하다.이 아침, 선현의 그 검소한 밥상과 그 위에 놓인 나라 걱정이 사무치게 그립다.정녕, 태평성대는 요원한 꿈인가?원형이정 천도지상, 오호통재로다!
최종편집: 2026-04-20 23: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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