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상촌(桑村) 선조님께 길을 묻다   조선이 태동하던 격동의 시기, 한 선비는 자신의 자취를 산천에 묻고, 오로지 학문과 덕행으로 세상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는 김자수(金自粹, 1351~1413), 본관은 경주, 자는 순중(純仲), 호는 상촌(桑村)이다.   조선 개국을 전후한 고려 말기와 조선 초, 난세의 시대 속에서 끝내 벼슬길을 사양하고 한평생을 학문과 후진 양성에 헌신한 인물이다.    경주김씨 상촌공파는 바로 그 이름에서 비롯된다.김자수 선조는 고려 충숙왕 말년에 태어나 공민왕, 우왕, 창왕, 공양왕을 거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창건할 때까지의 대변혁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였다.    세속의 흐름이 격렬하게 휘돌던 그 시기, 그는 출세보다 도(道)를 좇는 길을 택했다. 고려가 기울고 새 왕조가 세워질 때도 그는 어떤 쪽에도 쉽게 기울지 않았다. 충절과 충신의 이름이 난무하던 시절, 그는 자신의 지조와 학문, 후대 교육에 자신의 삶을 걸었다. 선생은 스스로를 “작은 마을에 살며 세상의 도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 여겼고, 실제로 경상도 안동 일대에 거처를 정하고 후학을 기르며 조용한 강학의 삶을 이어갔다.    벼슬은 단지 명예나 안일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백성을 위한 도리임을 강조했으며, 이에 걸맞은 인물됨이 되지 않으면 결코 나서지 않았다. 그의 후손들은 선생의 이러한 삶을 본받아 학문을 숭상하고 예를 중시하며 청렴을 가문 정신으로 삼았다.    그 결과, 상촌공의 유풍은 후대에도 면면히 이어져 조선의 각 시기에 걸쳐 이름 높은 유학자와 의리를 실천한 인물들을 다수 배출하였다.   오늘날 우리는 문중의 뿌리를 돌아보며, 다시금 ‘상촌 선조에게 길’을 묻는다.    그 질문은 단지 한 사람의 생애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가치 위에 공동체를 세우고, 어떤 정신을 후손에게 물려줄 것인가를 되새기는 일이다. 세상은 급변하고 기준은 자주 흔들리지만, 상촌 선조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몸소 실천한 ‘도의 길’은 시대를 넘어 오늘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그의 삶은 말보다 실천이 앞섰고, 권세보다 곧았다. 우리는 오늘 선조님의 삶 앞에 서서, 이렇게 다시 묻는다.“상촌 선조님은 어떤 길을 걸으셨는가요.” 그리고 그 물음 속에서, 오늘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조심스럽게 더듬어본다.  
최종편집: 2026-04-20 20: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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