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숭혜전에서 천년 신라 왕조의 정신을 기리는 장엄한 제향이 엄숙히 봉행됐다. 봄의 기운이 대지에 스며드는 춘분,    신라 왕실의 위패를 모신 숭혜전에서는 선조의 위업을 기리고 후손의 도리를 되새기는 전통 의례가 정제된 예법 속에 펼쳐졌다.   봄과 가을의 길목마다 이어져 온 숭혜전 제향은 단순한 제사의 범주를 넘어, 역사와 정신, 그리고 공동체의 뿌리를 되새기는 살아 있는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사)신라숭혜전능묘존회(이사장 김일윤)는 신라기원 2083년, 서기 2026년 3월 20일(춘분) 오전 10시 30분, 경주시 숭혜전에서 ‘숭혜전 춘향대제’를 봉행했다.    이번 제향은 신라 제13대 미추왕, 제30대 문무대왕, 제56대 경순왕의 위패를 모신 왕실 제향으로, 천년 왕조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숭혜전은 고종 25년(1888)에 중건된 이후 신라 왕실 제향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해 왔다. 단아한 기와지붕과 엄정한 구조를 갖춘 전각은 왕조의 위엄과 전통을 상징하며,    인근의 경순왕전비는 순조 연간에 건립되어 신라의 마지막을 장식한 경순왕의 결단과 유덕을 오늘에 전하고 있다.특히 숭혜전은 신라 김문(金門)의 최고 성전으로서, 미추왕에서 문무대왕, 경순왕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계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이어지는 제향은 단순한 제사가 아니라, 왕조의 정신과 민족의 정체성을 계승하는 문화적 유산으로 평가된다. 이번 춘향대제는 전통 유교 예법에 따라 엄격하고도 장엄한 절차로 진행됐다.    제례 전날인 3월 19일에는 헌집봉정과 습례를 통해 제향 준비를 마쳤으며, 당일에는 사축과 제수 진설, 개복, 헌관 하례 등 의식이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이어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로 이어지는 삼헌례가 엄숙히 봉행되었고, 음복례와 망료례를 끝으로 모든 제례가 마무리됐다.   이러한 제례 절차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 예법의 정수로, 조상에 대한 공경과 예(禮)의 정신을 온전히 구현하는 상징적 행위다.    제수의 진설과 헌관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선조들의 정성과 의미가 깃들어 있으며, 이는 곧 우리 민족 정신문화의 집약이라 할 수 있다.특히 이번 제향에는 경주김씨 중앙종친회를 비롯한 주요 종친 인사들이 헌관으로 참여해 전통 의례의 품격을 더했다.    초헌관에는 경주김씨 중앙종친회 총재 김원기, 아헌관에는 경주김씨 인천광역시 종친회장 김학경, 종헌관에는 숭혜전 참봉 김승환이    각각 맡아 엄정한 예법에 따라 제례를 집행하며, 선왕의 위덕을 기리는 경건한 뜻을 의식 속에 담아냈다.숭혜전 제향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와 계승을 함께 이어온 살아 있는 전통이다. 초기에는 봄과 가을 두 차례 야간 제향으로 봉행되었으나,    1968년 이후 주간 제향으로 전환되며 보다 체계적인 운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제례 시기와 형식은 시대적 여건에 맞게 정비되었고,    1970년대에 들어 제례 절차의 간소화와 체계화가 이루어지면서 오늘날과 같은 정제된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이러한 변화는 전통의 훼손이 아니라, 시대 속에서 그 본질을 지켜온 계승의 과정이었다. 숭혜전 제향은 형식의 변화 속에서도 예(禮)의 정신과    조상 숭모의 뜻을 굳건히 유지하며, 천년 신라의 정신을 오늘에 이어오는 문화적 유산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한 1909년 상향축문이 내려진 이후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를 거치며 제향은 여러 변화를 겪었으나, 후손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그 맥은 단 한 번도 끊어지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전통의 유지가 아니라, 역사와 정신을 지켜낸 공동체의 의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오늘날 숭혜전 제향은 종친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구심점이자, 전통문화 계승과 역사 교육의 장으로 그 의미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제원들은 제향을 통해 선조의 위업을 기리고, 스스로의 뿌리를 되새기며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인한다.또한 이날 제향 현장에는 종친과 지역 유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의식을 지켜보며 전통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겼다.    제례가 진행되는 동안 숭혜전 일원은 엄숙한 정적 속에서도 깊은 울림이 감돌았으며, 참여자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왕의 위업을 기리고 공동체의 미래를 다짐하는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특히 경순왕의 위패 앞에서 봉행된 의식은 천년 왕조의 마지막을 장식한 군주의 결단을 되새기게 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역사적 책임과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일깨워 주었다.    이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춘분이라는 절기는 낮과 밤이 균형을 이루는 시기로,    자연의 조화와 질서를 상징한다. 이러한 날에 봉행되는 춘향대제는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를 잇는 깊은 상징성을 지니며, 제향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천년 신라의 역사는 결코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 숭혜전에서 이어지는 제향의 맥은 지금도 살아 숨 쉬며, 후손들의 정성과 예를 통해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숭혜전의 고요한 전각 앞에서 봉행되는 이 제향은 과거를 기리는 의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다짐이다.천년 왕조의 혼은 오늘도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숭혜전의 제향은 천년의 역사를 잇는 의식이자, 미래를 향한 공동체의 다짐이다.
최종편집: 2026-04-20 20: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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