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상촌 김자수선생의 생애와 사상∐ㅡ『귀전록(歸田錄)』에 담긴 삶의 철학...세속을 벗어나 도를 따르다 격동의 시대 앞에서 지켜낸 한 선비의 절의(節義)   왕조 교체의 격랑 속에서 벼슬을 내려놓고 고요한 들녘으로 돌아간 한 선비가 있었다. 경주김씨 상촌공파의 파조(派祖) 상촌공(桑村公) 김자수(金自粹, 1351~1413) 할아버지다.그는 조정의 부름보다 자연의 고요함을, 권력의 무게보다 양심의 맑은 가벼움을 택하였다. 이러한 결단의 이유와 내면의 깊이는 그가 남긴 시문집『귀전록(歸田錄)』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귀거래(歸去來)의 선언‘귀전록(歸田錄)’은 글자 그대로 ‘밭으로 돌아간 기록’이라는 뜻이다. 이는 중국 진(晉)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귀거래사(歸去來辭)」떠 올리게 한다.    정치적 환란을 벗어나 자연과 도의(道義)의 세계로 귀의하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 속에는 은거의 철학, 양심과 절의, 그리고 학문적 성찰이 녹아 있다.    특히 자연 속의 삶을 통하여 세속과 거리를 두되, 시대적 책임만은 결코 저버리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 『귀전록』은 단순한 개인 문집을 넘어, 고려 말·조선 초의 격동기의 한가운데서 상촌공이 지켜낸 도덕적 신념의 기록이자,    자연 속에서 도(道)를 구하고 삶을 성찰한 궤적을 담은 결정체이다. 더불어 절의(節義)와 선비의 품격을 후대에 전하는 귀중한 사료라 할 수 있다.자연 속에서 찾은 도(道)『귀전록(歸田錄)』속의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스승이자 도덕의 거울이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선비의 길이 깃들어 있었고, 사계절의 순환 속에는 세상의 이치가 담겨 있었다. 山肴不受世間灌漑(산효불수세간관개)산나물은 세상 사람들이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고野禽不受世間豢養(야금불수세간환양)들새는 기르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나니其味皆香而且冽 (기미개향이차렬)그 맛은 모두 향기롭고 맑다.이 구절은 인위적 도움 없이 자란 존재가 오히려 순수하고 향기롭다는 철학을 전한다. 상촌공은 자연 속에서 얻은 배움과 깨달음을 삶으로 실천하였으며, 그 고요하면서도 굳건한 기상은 그의 문장과 행적 전반에 깊이 스며 있다. 은거(隱居)는 도피가 아니라 지조(志操)다상촌공에게 은거(隱居)는 현실 회피가 아니었다. 오히려 더 높은 도덕성과 자주성을 드러낸 실천이었다.    조선 개국 후 태조 이성계가 여러 차례 벼슬을 내렸으나, 그는 이를 모두 사양했다. 그것은 새 왕조에 대한 불복이 아니라, 자신이 섬긴 고려에 대한 최후의 의리이자, 스스로 세운 신념에 대한 지극한 충성이었다. 그는 많은 제자를 두지 않았지만, 삶 자체가 곧 가르침이었다. 『귀전록』의 시문은 고요하되 힘이 있고, 소박하되 깊이가 있다.    세속에 몸을 두면서도 속화되지 않는 삶의 지향을 분명히 보여주며, 후대 선비들에게 절의(節義)의 표상으로 자리한다. 그의 은거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선비의 품격’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교과서였다.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는 울림오늘날 우리는 소음과 정보,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세속의 유혹은 더욱 교묘해졌고, 마음의 중심을 지키기는 한층 어려워졌다. 이 때『귀전록(歸田錄)』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세속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 그것이 바로 상촌공이 후대에 남기고자 한 진정한 자유와 존엄의 길이었다.상촌공(桑村公)의 은거(隱居)는 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시대를 초월한 가치의 선언이었다. 오늘 우리가 그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것은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삶 속에서 지켜야 할 신념과 도리를 새기는 일이다. 이는 변덕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올곧은 길을 걷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경책(警策)이자 따뜻한 격려이다. 상촌공의 뜻은 오늘도 살아 숨 쉬며, 우리가 어떤 세상에 서 있든 바른길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일깨워 준다.
최종편집: 2026-04-21 01: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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